KIA 타이거즈가 나지완의 9회말 끝내기 홈런포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OSEN=잠실, 박선양 기자]KIA 타이거즈가 나지완의 9회말 끝내기 홈런포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KIA는 2001년 창단 후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전신 해태 타이거즈부터 이어 온 한국시리즈 우승 기록을 10번째로 늘렸다.

해태 시절이던 1997년 우승 이후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에 나선 KIA 타이거즈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작년 챔피언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9회말 터진 나지완의 극적인 끝내기 솔로 홈런포에 힘입어 6-5로 대역전승을 거두고 마침내 챔피언컵을 품에 안았다. 매경기 접전을 펼친 끝에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정상에 등극했다.

이날 경기는 한 편의 역전 드라마였다. 초반 SK가 먼저 불붙은 타선으로 5점을 냈으나 KIA가 중반 대반격으로 5-5 동점을 이룬 9회말 마지막 공격.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6회 투런 홈런포를 날린 나지완이 SK 구원투수 채병룡과 맞섰다.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나지완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고 타구는 직선으로 좌중간 관중석으로 총알같이 날아갔다. 맞는 순간 끝내기 홈런포를 직감한 나지완을 두팔을 번쩍 치켜들고 그라운드를 돌았다. 나지완은 2홈런 3타점으로 팀우승에 일등공신이 됐다.

KIA는 초반 SK의 기세에 눌려 선제점을 내주며 중반까지 끌려갔으나 5회부터 추격의 발동을 걸었다. 초반 SK 선발 글로버의 호투에 4회까지 퍼펙트로 눌려 있던 KIA는 0-3으로 뒤진 5회초 선두타자 최희섭의 첫 안타와 2사 후 나온 안치홍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KIA는 득점의 물꼬를 텄으나 곧바로 6회초 수비서 2점을 더 내줘 1-5로 점수차가 더 벌어지며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페넌트레이스 우승팀 KIA는 저력이 있었다. 6회말 나지완이 SK 좌완 구원 이승호로부터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130m짜리 대형 투런 홈런을 터트려 바로 따라붙으며 추격의 고삐를 다시 쥐었다.

기세가 오른 KIA 타선은 7회에는 마침내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선두타자 안치홍이 카도쿠라로부터 좌중월 솔로 홈런을 날려 한 점차로 추격했다. 올해 고졸 신인으로 만19세인 안치홍은 역대 한국시리즈 최연소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전은 1995년 심정수(두산)의 20세가 최연소였다.

한 점차로 바짝 쫓아간 KIA는 계속된 공격서 최경환이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3루타로 찬스를 이어갔다. 다음타자 이현곤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후속 이용규가 유격수 땅볼 때려 3루주자 최경환이 협살에 걸려 아웃되면서 1사 1, 2루가 됐다.

잠시 가라앉은 분위기를 다시 살린 것은 좌타자 김원섭이었다. 김원섭은 바뀐 SK 좌완 정우람으로부터 우전 적시 2루타를 날렸다. 김원섭의 잘맞은 직선 타구를 SK 우익수 박재홍이 앞으로 달려와 바로 잡으려다 원바운드 안타가 된 뒤 더듬는 사이 2루주자 이현곤이 홈인, 5-5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계속된 1사 2, 3루 찬스에서 중심타자들인 최희섭과 김상현이 삼진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 추가점을 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했던 SK는 초반 주도권을 잡으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 했으나 KIA의 반격에 말려 분루를 삼켜야 했다. 4회 박정권이 선제 투런 홈런포 기세를 올리고 5회와 6회에도 각각 1점, 2점을 추가해 5-1로 앞섰으나 구원투수진이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선발 글로버는 4회까지 퍼펙트로 완벽한 투구를 펼치다 5회 1실점하며 선전했지만 믿었던 구원투수들이 홈런포를 맞는 바람에 정상 일보직전에서 물러나야했다.

양팀은 가동 가능한 투수들을 총동원하며 총력전을 펼치며 마지막까지 명승부를 벌였다. KIA는 승리 투수가 된 구원 투수 유동훈을 비롯해 7명을 등판시켰고 SK는 8명을 투입하며 물량공세로 맞섰다.

한편 2009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는 시리즈서 2승을 올리며 나지완이 선정됐다. 나지완은 이날 7차전 MVP까지 거머쥐며 2관왕이 됐다. 시리즈 MVP에게는 상금 300만원과 부상으로 KIA 자동차의 쏘울이 주어졌다. 대회 최우수 감독상은 KIA 조범현 감독이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