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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병 원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농협 무·배추전국협의회장 | |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자랑스런 음식이다. 나라마다 고유한 음식 문화가 있다지만 김치만큼은 한국이 그 종주국임을 온 세계가 다 알고 있다. 김치는 겨울철에 섭취하기 어려운 비타민 A·B·C를 비롯해 그 부재료가 지니고 있는 다양한 영양성분을 공급해줄 뿐만 아니라 성인병과 소화기 계통의 암까지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이 같은 김치의 수출입 역조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김치 총 수입량은 17만7,958t으로 2005년 11만1,459t보다 6만6,499t이나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수출량은 2005년의 3만2,307t보다 6,098t 줄어든 2만5,609t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순히 따져도 수입량이 수출량보다 7배 정도 많다. ‘김치의 종주국=한국’이라는 등식이 무색해지는 현실인 셈이다.
김치의 무역적자를 막고, 무·배추 이외에 다른 대체작목을 찾지 못해 어려움에 빠진 농민과 불분명한 원산지표시 등으로 식품안전 위험에 노출된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몇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음식점들의 식단 원산지표시제 의무 도입이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중국산 김치 10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납 함유량이 국산 김치보다 최고 5배 많은 0.57에 이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산과 외국산을 분별할 길이 없는 소비자 입장에서 이처럼 유해한 김치가 무분별하게 수입돼 음식점 식단에 오른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당연히 음식점 식단의 원산지표시 의무화를 위한 법률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둘째, 김치 수입 관세율을 높여야 한다. 고추 관세율은 270%, 마늘의 양허 관세율은 300%인 데 비해 김치 관세율은 27%에 불과하다. 이처럼 턱없이 낮은 관세율 때문에 국내 김치시장은 물론 무·배추 재배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따라서 김치에도 200% 이상 관세를 부과해야 할 것이다.
셋째, 위해요소중점관리제, 즉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도입을 서두르자. 원료식품(무·배추)에 대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나 Codex(국제식품규격위원회)가 중금속 및 잔류농약 기준을 두고 있으나, 김치에는 그 기준마저 없다. 유해물질에 대한 사전조사 강화 및 함유 기준을 만들어 국내산 김치의 경쟁력을 확보함은 물론,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서도 당연히 해썹 도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넷째, 국민의 정서 변화 계도도 절실하다. ‘내 가정, 내 식당 김치 직접 담그기 운동’ 등 자율적인 원산지표시제를 통해서 농민들에게 희망을 주자는 것이다. 지난해 유해김치 파동으로 김장김치를 직접 담그는 비율이 46%에서 51%로 크게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가족과 고객의 건강을 직접 챙겨야 한다는 애정과 책임의 방증이며, 이 같은 흐름을 더욱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새 김치는 새 김치대로의 맛이 있고 묵은 김치는 또 그대로 독특한 맛이 있다. 값 하락과 수입김치의 급증, 사회적 무관심과 소비 감소 등으로 허탈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농민들을 위해 우리나라 김치 가공산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상품의 특화를 통해서 수출물량을 증대시켜야 한다. 세계인들이 ‘대한민국이 그 종주국’이라고 다시 말할 때를 기대해본다.
[최종편집 : 2007/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