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의 드들강 솔밭유원지 10
남평읍 드들강에 대해서
물이 맑아 전남 유일의 민물욕장으로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던 드들강은 남평 읍민들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폐허로 변한 드들강의 모습을 다시 찾아오는 곳으로 만들자는 목소리가 빗발친다. 광주에서 찾아오는 외래 관광객을 비롯해서 찾아오는 이들로 들끓던 유원지가 황폐화된 데는 물의 오염이 가장 큰 원인이다.
유원지 중심부와 남평을 관통하며 흐르는 강물이 너무 푸르고 맑아 쪽빛처럼 푸른빛이 살아난다고 해서 남석(藍石)이라 했다. 남석이란 지명은 그래서 생겼는데 아쉬움이 많다. 마을 사람들에 의하면 인근에 있는 대규모 장어양식장에서 방출하는 물이 그대로 강으로 흘러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의 고전문학 심청전과 비슷한 전설이 담겨있는 남평의 드들강은 영산강의 대표적인 지류중의 하나이다.
공식 지명은 지석천이지만 이곳 주민들은 드들이의 전설이 서려있는 곳이니까 당연히 드들강으로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먼 옛날 물 맑고 경치 좋은 이곳 마을에 일찍 어미를 여윈 드들이라는 소녀가 눈먼 아비를 뒷바라지하며 살고 있었다.
“마님! 제가 일을 해 드릴 테니 쌀 한 되만….”
식량이 떨어진 드들이는 마을에서 잘 산다는 부잣집을 찾아 나선 것이다.
“쯔쯔, 불쌍한 것. 그래 여기 있다.”
드들이의 치마폭에는 쌀이 가득 찼다. 이렇게 드들이는 비록 어린나이였지만 마을 사람들의 궂은일을 마다않고 열심히 해드리고 식량을 얻어 끼니를 근근이 이어 올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마을에는 여름철에 홍수가 지면 강둑이 무너져 매번 농사를 망치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마을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아무리 튼튼하게 둑을 쌓아도 무너져 버리곤 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상한 꿈을 꾼 마을사람이 해몽을 부탁하러 마을 어르신을 찾았다.
“어르신, 어젯밤 제가 하도 이상한 꿈을 꾸어 해몽을 부탁하러 왔습니다.”
“그래, 무슨 꿈이길래 그러는가?”
“머리가 하얀 산신령이 나타나 둑이 무너지지 않게 하려면 처녀를 산채로 제물로 바쳐야 한다.”
신통방통한 꿈은 마을사람 모두가 똑같이 꾸었던 것이다. 지금부터는 오로지 제물로 바칠 처녀를 구하는 것이 문제였다. 몇날 며칠을 두고 마을 사람들은 이 문제로 고심했지만 답답하기만 하다. 마지막으로 이같은 딱한 고민을 전해들은 드들이가 제물을 자처하고 나섰다.
마을사람들의 은혜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그는 은혜를 갚을 수 있는 길이 이 길임을 알았고 혼자 남을 아버지를 동네사람들이 모두 보살펴주기를 바랬다. 결국 드들이를 제물로 받쳐 둑을 완성한 마을 사람들은 이듬해부터 홍수가 나도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고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비가 내리는 밤이면 ‘드들 드들’ 애절하고 가냘픈 드들이의 울음소리가 둑에서 들려왔다. 그래서 그 후부터 마을사람들은 이 강을 드들강이라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