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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촛불집회`로 우리는 이길 수 있을까?

방랑시인삿갓 1004 2008. 7. 5. 11:30

두달이 넘은 촛불집회는 하루가 멀다하고 그 모습을 달리했다. 여고생들이 주축이 되어 청계 소라광장에서 조그많게 시작된 촛불들의 모임은 커다란 반향을 불러왔고 수십만이 모인 6월 10일을 87년 이후 제 2의 기념일로 만들었다. 민심의 뜨거운 들불에 놀란 대통령과 정부는 납작 업드리는 모양새를 취하며 미국에 추가협상단을 보내는 등 민심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순간 촛불들은 승리감을 느꼈고, 역시 민중의 힘은 위대하다며 새삼 감격스러워 했었다.

 

 

 

그러나, 역시 그들의 간교함과 영특함은 순진한 촛불들보다 몇 수 위에 있었다. 대통령이 두번째 고개를 숙이는 그날부터 '제국의 역습'은 시작되었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미국과의 추가협상 결과를 최대한 포장하여 국민을 기만하고 청와대 수석 교체로 모든 것을 마무리하려 했다. 그리고 조중동이 나섰다. '더이상 뭘 어쩌란 말이냐?', '우리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나?', '정부가 더이상 할 수 있는것이 없다' 등등의 수사를 반복하며 분위기를 잡아가더니 경제위기, 제2의 IMF 도래, 국난 등등 통치자와 정권으로서는 차마 해서는 안되는 온갖 어휘를 동원하여 '위기설'을 증폭시켰다. 그리고 그 다음은 검찰과 경찰이 맡았다.  MBC 'PD 수첩'에 대한 검찰 수사, 광우병 국민대책위원회에 대한 새벽녘 압수수색, 구속, 이적표현물 압수, 진보연대의 불법행위 주동혐의 포착등 하루가 멀다하고 촛불집회의 불법성을 부각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뉴라이트, HID, 라이트코리아등 온갖 보수꼴통단체들은 노인들을 동원하여 '촛불집회반대 집회'를 열어대더니, 이제는 촛불집회 참석 국회의원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불법, 탈법으로 변질된 촛불집회' 불법이라?  야간 집회 했다고, 거리 행진 했다고 불법이란다. 경찰이 막았는데 해산하지 않고 항의했다는 것이 바로 불법의 처음이고 나중이다. 세상에 이런? 월드컵 축구보러 야밤에 시청앞/광화문에 모여 있으면 애국심이고 정부정책에 반대하러 모이면 폭도들인가?

 

[그들도 촛불을 들 줄 안다. 2005년 12월 16일 오후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사학법 강행처리 무효 대규모 장외집회에서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과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촛불을 들고 나란히 서 있다. 저건 불법 아닌가? 저럴때 소화기를 뿌리고 물대포를 터뜨려야지..기왕이면 온수로...

 

 

사제들이 나서고 목사들이 나서고 오늘 스님들도 동참하시었으나 그건 그것일뿐이고 공권력은 시청앞을 포위한채 자신들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촛불들의 뜻에 따라 모임을 이끌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잡혀갔거나 수배중으로 쫓기고 있다. 가정은 이미 압수수색으로 절단났고, 아이들은 겁에 질려있다. 그 와중에 백색테러까지 버젓이 횡행하고 있다. 80년대 용팔이에 의한 야당 창당대회 폭력사건이 떠오른다.

 

종교계의 동참으로 촛불에게 희망이 잠깐 보였으나 간교한 저들은 종교계의 틈을 파고들어 광장의 사제들을 고립시키고자 나섰다.  공권력은 촛불을 해산시키러 나섰고, 조중동과 수구언론들은 구경군들을 향해 '저것들은 다 빨갱이다' 외치며 관심돌리기에 나섰고, 관변단체들은 자신들의 밥그릇에 정부가 좀더 퍼줄까 싶어 맞불집회에 앞장서고, 정부는 경제위기를 위장하고 증폭하여 국민들을 위협한다. 대통령이 외쳤다. '이젠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횃불을 들어야 할때' 라고....며칠전 청와대 뒷산에서 '아침이슬'을 홀로 들으며 반성하던 분의 소리가 아니다. 명백하게 '촛불'을 조롱하고 있다. 전방위적으로 반격에 나선 저들의 맨 선봉에 '그'가 있다. 선량한 국민 몇 천명 정도 시국사범으로 구속하고 전과자로 만들어 그 가정을 파탄내는 것은 '그'를 앞세운 저들의 이익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어떻게 찾아온 정권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무장해제' 당할 수 없다는 저들의 절박함은 저 광장의 촛불들을 깔끔하게 무시하기에 이른다.

 

 

 

그들의 자신감에는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는 믿음이 깔려있다. 다음의 선거까지는 4년이 넘게 남아있으니 말이다. 떠들어 봐야 그들이 해먹을 시간은 충분하다. 안타깝게도 우리네 촛불들은 너무 쉽게 용서하고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 노무현 정권을 무장해제 시킨것이 '개혁 피로감'이라고 조중동은 얘기했다. 조만간 그들은 '촛불 피로감'으로 매도할 것이다. 이미 그 시도가 보인다. 홍준표는 '아마 오년 내내 촛불은 계속될 것'이라 했다.  5년을 각오하라고 했다. 즉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다. 할테면 해보라는 뜻도 담겨있다. '시간끌기와 물타기' 그들의 특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제는 보다 치밀하고 집요한 전략이 필요할 때일지 모른다. 누가 그 역할을 맡을 것인가? 슬프게도 나는 아직 그 답을 찾지 못하였다.

 

출처 : Cool Hot
글쓴이 : Luxury_yu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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