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이 있는 시낭송

[스크랩] 여보게 친구/김광련(낭송/한우연)

방랑시인삿갓 1004 2008. 7. 4. 17:27

      여보게 친구 글/김광련 낭송/한우연

      여보게 친구
      가여운 영혼을 위해
      우리 이 밤 축제를 벌려보지 않으려나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날이면
      술 맛이 그저 그만일걸세 그려
      쓰디쓴 소주처럼
      쓰디쓴 사랑을 들이켜 보게나
      맛은 어떠한가?
      한 잔 더 들이켜 보게나
      고독이 달짝지근할 거세
      여보게 친구
      사랑 그놈은 말 이세
      고래 심줄보다 질겨서
      아무리 곱씹어도
      도대체 끊어지지가 않으이
      빼갈이라도 마셔야 견딜 듯 하이
      소주는 싱거워서 제대로 맛이 나질 않네! 그려
      싱거운 자네 사랑처럼 말일세
      허허 미안하이
      자네가 또 발끈하게 생겼네
      세상 어디에도 싱거운 사랑은 없을 거세
      소주처럼 맑디 맑은 청아한 사랑과
      빼갈처럼 독하디 독한 외사랑도 있을 테고
      막걸리처럼 걸쭉한 사랑도 있을 테고
      맥주처럼 거품만 가득한 사랑도 있을 걸세
      아무럼은 어떠한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세상
      그래도 누군가에게 영혼을 갖다 바친다는 것은
      그 얼마나 거룩한 일인가
      눈물겹도록 아름답지 않은가
      여보게 친구
      우린 횡재를 한 걸세
      그 미묘한 감정을 아무나 느낄 수 있는 거 아니라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잔을 높이 들고 건배하세
      눈부신 내일을 위해

      서글픈 영혼을 위해 
      또 한잔은 살아 있음을 노래하세


출처 : 시사랑(언덕위에)
글쓴이 : 비에게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