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앵글속의 여행

[스크랩] 경전선.. 쓸쓸한 여행의 종착지 남평역

방랑시인삿갓 1004 2008. 7. 2. 15:49
쓸쓸한 여행의 종착지경전선 남 평 역
조회(136)
길따라 바람따라 | 2006/11/07 (화) 15:39
공감하기 | 스크랩하기

 
경전선 남 평 역..토요일 저녁 회사에서 퇴근하여 짙은 물이 든 청바지에 흰 셔츠 그리고 청바지와 똑같은 색깔의 작은 가방 나의 단짝친구 캐 논 카메라..
MP3 플레이어..손톱이 자꾸 부러져 세 손가락 손톱에 바른 투명매니큐어..
그리고 떠난다.
대구 역 에서 20:56분 서울 행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조치원역에 내린 시간이 23:20분..
자판기에서 음료수 한잔 뽑아서 마시며 마른 목을 적신다음 00:15분 여수행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새벽을 지새우며 순천으로 향했다.
어둑어둑한 차창밖에는 이따 금식 지나가는 불빛들..
그 불빛이 사라지고 나면 창가는 다시 어둠 속에 잠기고..
열차 안 불빛에 비친 내 얼굴에는 눈물방울이 볼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또다시 마음속 한구석이 저려오는 아픔..
그러다 난 잠이 들어버렸고..
기차는 그리움에 몸 부 림 치는 나를 태우고 남반도의 끝자락으로 달린다.
새벽 03:48분..순천 역에 도착..
싸늘한 순천역의 새벽공기를 가르며 다시 05:32분 광주행 경전선 새벽열차에 몸을 싣고 보성 명봉 역에 도착한 시간이 06:40분..
명봉 역 가을향기를 맡으며 09:03분 목포행 통근열차를 타고 도림 역에 내린 시간이
09:15분..
그리고 다시 이양 역으로 버스로 이동..
이양 역에서 오전 10:55분 목포행 열차에 올라 쓸쓸한 나의 경전선 여행의 종착지 남 평 역 에 도착했다.
대구를 출발한지 14시간 30분만이다.
그 시간을 기차를 타고 밤을 새벽을 아침을 지새우고 찾아왔다.
 

 
전남 나주 시 남 평 읍 광촌 리 470번지..
그곳에 곡선 길 따라 이어진 정거장이 아름다운 남 평역이 있다.


 
활짝 열린 대합실안에 전해져 오는 가을바람 가을향기..


 
남 평 역 정거장에 들려오는 매미의 울음소리..
10월에 들리는 매미의 울음소리라..
날리는 낙엽들..
남 평역에는 여름과 가을이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기차가 오려면 늦은 오후 무렵이므로 몇 시간 동안 정거장은 가을 향기 속에 꿈을 꾸게 되겠지.. 


 
곡선 길 따라 정거장도 함께 따라가고 싶은가 보다.
저 길목에 서성이며 그녀에 대한 그리움에 눈시울이 붉어져 온다.
들려진 사진기가 이처럼 무겁게 느껴 지 던 날도 있었던가..
 

 
그녀도 언젠가 이곳을 찾아왔었다.
그녀는 이 정거장에서서 무엇을 바라보았을까..
그리고 무슨 생각에 잠겨있었을까..
난 지금 그 녀를 생각하고 기차가 떠나버린 저 곡선을 바라보며 서있다.


 
기차는 떠난다.
머물던 자리에 미련 없이 기적소리의 여운을 남긴 채 멀어져 간다.
하지만 그것은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이다.
그 여운이 정거장에 맴돌다 사라질 무렵이면 기차는 다시 이곳에 찾아와 머물게 될 것이다.

 
기다림의 고통을 지고 가야하는 나..
기차를 기다리기 위해 고단한 몸을 이끌고 찾아올 사람들..
먼 여행길을 앞두고 설레 임을 안고 찾아올 사람들..
모두를 위한 정거장 벤치는 그들의 짧은 휴식의 시간을 위해 텅 빈 정거장을 지키고 있다.
벤치도 기다림 속에 빠져있으니..


 

http://blog.khan.co.kr/yuri105/5512190
출처 : 자본주의택시에 맞서 투쟁하자!
글쓴이 : 민중택시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