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평역에 가면 -맑음 전숙- 바쁜 조급증이 잠시 다리품을 쉬고 시간여행을 하는 찻집 같은 간이역 아무리 바빠도 그 곳에서는 서두를 수 없다 산모롱이 돌아 나오는 통근열차 미적거리며 엉덩이가 무거워진다 가고 싶은 고향이 기다려주고 마음은 누런 철로에서 서성이는데 눈에 밟히는 그리운 시절은 짙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으로 떠돈다 기다리노라면 낡은 역사의 일곱 돌계단을 행운처럼 내려와서 얼싸안고 등 두드리며 눈물콧물 범벅 진 얼굴에 행복이 춤추리라 사랑이나 그리움에 허기지면 남평역에 가볼 일이다 오래된 사진첩의 빛바랜 사진 속에서 속삭여오는 추억의 갈피너머 귀 떨어진 창틀에 묻어둔 사연들 남평역은 그렇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번성한 시대에서 한 발 떨어져 목쉰 기적소리 팔짱을 끼고 백 년 전 얼굴로 우리를 들여다본다 누가 어항속의 금붕어일까.
출처 : 맑음-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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